오드컨셉 자기소개서 ① 설립 동기와 성장 과정
잘 안 될 거 같은데….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던 거나 해~
오드컨셉의 시작은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려던 건 AI를 활용한 이미지 검색과 분석 솔루션 개발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검색은 텍스트로만 해야 했거든요. 말로 표현하기 애매한 것들도 있고, 이미지로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있는데도 말이죠.

아마 우리의 이야기가 허무맹랑하게 들렸을 수도 있어요. 당시에는 오드컨셉이 하려던 이미지 검색과 분석 기술이 주목받지 않았던 때였으니까요. AI나 딥러닝 같은 말도 자리 잡기 전이었고요.
하지만 당시 이미지 분석 관련한 논문들은 학계에 서서히 발표되고 있었습니다. 김정태 대표의 요상한 취미인 ‘논문&특허 읽기’가 빛을 발했죠. 이미지 분석 기술은 반드시 발전할 것이고, 정보 접근 방식에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묵묵히 걸어간 암흑의 길
오드컨셉은 2012년 탄생했습니다. 물론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존에 없던 길을 조금씩 만들어 나가야 했으니까요. 모든 것이 모험이고 도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이미지를 검색하고 분석하려고 했어요.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하고, 이미지를 이용한 검색 시스템 특허도 내면서 POC(proof of concept, 어떤 방법이나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한 검증 절차)도 많이 진행했습니다. 벤치마크 테스트나 각종 성능 대회에서도 1등을 하는 등 좋은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시장성에 대한 의문은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특허청 관련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면서 특허 정보 서비스 기업인 윕스(WIPS)를 만났습니다. 우리의 솔루션을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거죠. 오드컨셉이 첫 수익을 내는 순간이었습니다. 법인 전환도 하고, 첫 투자까지 이어지면서 앞으로 술술 풀릴 것만 같았습니다.
실제 이미지 검색이나 인식, 분석 기술 관련해 새로운 솔루션을 찾고 있던 기업들의 문의는 정말 많았습니다. 당장 수익이 나는 건 아니었지만 기술을 계속 고도화하다 보면 반드시 오드컨셉의 솔루션이 빛을 발하는 날이 올 거라 믿었습니다.
암흑 속에서 발견한 한 줄기 빛
모든 이미지 검색에서 상품 이미지를 검색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도 좁히고, 앱 서비스도 기획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포털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몇 페이지에 걸쳐 같은 제품이 노출되는데, 우리의 서비스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분석해 최적의 상품 하나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패션 카테고리가 눈에 띄었어요. 다른 분야의 상품보다 유독 패션 카테고리 사용자가 많았던 거죠.
그러고 보면 패션 카테고리는 텍스트로 검색하기 어려운 분야였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컬러의 니트라고 해도 재질, 디자인이 모두 다르고, 심지어 컬러마저도 조금씩 다 다릅니다. 그걸 단어로 표현해 검색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죠. 진짜 내가 딱 원하는 컬러, 디자인, 재질의 옷을 찾으려면 검색하는 데에만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선택지를 좀 좁힐 수 있는 쇼핑몰의 상품 추천도 큰 도움은 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다른 사람들은 이걸 많이 샀는데, 당신도 이걸 구매하는 건 어때요?’ 형태의 ‘YOU MAY ALSO LIKE’ 같은 추천이었으니까요. 소비자 개인의 니즈나 취향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주목했습니다. 소비자가 딱 원하는, 취향을 정확하게 저격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만드는 거였죠. 실제 소비자 개개인의 쇼핑 히스토리를 분석해 개개인의 취향을 파악하면 소비자가 정말 원하는 취향 저격 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갈고닦아 온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할 거라 확신했습니다. 거침없이 도전하고, 실패하면 실패를 통해 배웠습니다. 배운 걸 바탕으로 또다시 도전했습니다.

2017년 1월, AI 스타일리스트 PXL.AI가 탄생했습니다.
PXL.AI는 각 기업이 운영하는 쇼핑몰에 적용돼 그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상품과 코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현재 롯데닷컴, 지그재그, CJ몰, H몰 등 100여 개가 넘는 쇼핑몰에서 서비스되고 있죠.
끝이 아닌 시작, PXL.AI
막연했던 의문과 생각이 구체화되는 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출시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PXL.AI는 오드컨셉의 끝이 아닌 시작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소비자가 상품을 찾고, 고르는 단계를 줄여나갈 거예요. 소비자 개인 취향에 맞는 상품은 PXL.AI가 찾아주고, 소비자는 결제 여부만 결정하면 될 정도로 서비스의 퀄리티를 높여갈 겁니다.
모험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드컨셉의 씩씩한 발걸음을 계속해서 지켜봐 주세요.